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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조7000억 순매수! 개미라 부르지마라 '스톡 사피엔스' 시대

by 커사남 2020. 5. 4.

 

4일 개미군단의 주식 순매수 1조7000억으로 역대 최대
"새로운 부족이 등장했다" 증권가 개미분석 보고서 봇물

 

4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수가 1조698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999년 한국거래소 데이터 수집 이래 개인 역대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 개인 상반기 최대 순매수 규모는 2011년 8월 10일에 기록한 1조5559억원이었다.

 

 



역대 개인 순매수 규모로 살펴보면, 상위 5위권 중에 2020년 신기록이 4개나 차지했다. 2020년 5월 4일이 금액 면에서는 압도적인 1위이고, 2위(2011년 8월 10일)를 빼면 3월 9일, 4월 1일, 3월 11일이 차례대로 3~5위였다. 그야말로 2020년에 한국 증시 역사상 전대미문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연초 이후 4일까지의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총 26조780억원으로, 사상 초유의 주식 매수 규모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주식을 팔아치우는 상황에서 개미들이 용감하게 순매수를 유지했다는 점도 놀랍기만 하다. 4일 기관은 8050억원, 외국인은 9450억원 어치 주식을 내던졌지만, 개인들은 꿋꿋하게 매수를 감행했다. 글로벌 기업 실적 하락 우려에 따른 기관·외국인의 쌍매도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의 강력 방어 덕분에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68% 하락한 1895.37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918선까지 반등하기도 했다. 이날 개인들의 매수는 주로 삼성전자와 같은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됐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 순매수 금액의 46.7%(7900억원)는 전기전자 업종이었다.

코스피 지수가 4거래일 만에 큰 폭으로 하락 마감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8% 내린 1895.37에,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0.51% 내린 641.91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4거래일 만에 큰 폭으로 하락 마감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8% 내린 1895.37에,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0.51% 내린 641.91로 마감했다.

 

 

 


전통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기관에 비해 자금 동원력, 투자 지식, 매매의 응집성과 일관성 등에서 열세에 있다. 그래서 증시 참여자 중에선 영향력이 가장 적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코로나 쇼크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개인들이 용기있게 매수로 대응하자 개미 군단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열공하는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생각들’이란 보고서를 내고 “2020년판 개인 투자자들의 막강한 자금 동원력과 투자 패턴 등은 과거와 다른 점들이 많아서 새로운 부족의 출현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새로운 부족에 대해 이해하고 대응하고 조언하는 것이 앞으로 증권업계의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스톡 사피엔스’다. 스톡 사피엔스란, 스톡(주식)과 사피엔스(인간)의 합성어로, 주식 없이 못 사는 사람들을 이르는 신조어다.

 

 

 


스톡 사피엔스는 열심히 공부한다. 교보문고 기준으로 작년 3월과 올해 3월의 경제, 경영 베스트셀러 20위 목록을 비교해 보면, 작년에는 부자되기 시리즈, 경제, 부동산 일반서들이 포함됐고 주식책은 없었다. 올해에는 20권 중에 7권이 주식 투자에 직접 관련된 책들이다. 


스톡 사피엔스는 열심히 공부한다. 교보문고 기준으로 작년 3월과 올해 3월의 경제, 경영 베스트셀러 20위 목록을 비교해 보면, 작년에는 부자되기 시리즈, 경제, 부동산 일반서들이 포함됐고 주식책은 없었다. 올해에는 20권 중에 7권이 주식 투자에 직접 관련된 책들이다. 

스톡 사피엔스가 늘어나면서 증시 대기자금으로 평가되는 투자자 예탁금은 올들어서만 20조원 늘어났다. 초저금리가 지속되고, 증시 하락으로 인한 저평가 매력과 부동산 기대 수익률 하락,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통한 증시 관련 정보 확산 등의 요인들이 개인들의 주식시장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부족인 2020년판 개미 군단은 과거에 비해 진화한 면이 있다”면서 “투자에 대한 학습 열기, 뉴미디어나 증시 데이터 이용 능력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이창환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차입을 통한 부동산 투자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개인 순매수 상위주를 살펴 보면 장기적 관점에서 배당 등 안정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장기 투자자의 모습도 엿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