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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양연화 '花樣年華' , In The Mood For Love, 2000

by 커사남 2020. 4. 29.

 

2000년 왕가위 감독이 연출하고 양조위와 장만옥이 주연한 작품으로 제53회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과 기술대상을 수상했다. 왕가위 감독의 오랜 파트너로 활동해온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이 촬영했다.

 

같은 날 한 아파트로 이사 온 두 남녀가 각자의 배우자가 서로 외도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로 인한 외로움으로 사랑에 빠지지만 도덕관념으로 번민하다 헤어진다는 내용입니다

 

 

1. 제목의 의미

영화의 제목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을 뜻하는 말이다. 영화에 이 말이 등장하는데 라디오의 DJ가 “친구의 결혼을 축하하는 메이 양과 친구와의 우정을 기린다는 장 부인, 그리고 사업 때문에 일본에 있는 첸 선생도 이 노래를 청했군요, 아내의 생일을 축하한다며.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때를 뜻하는 ‘화양연화’입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읽는다.

이때 화면은 벽을 사이에 두고 등을 댄 수리첸과 차우의 이미지로 연결되며, 끝내 함께하지 못하는 두 남녀의 애틋한 관계를 상징한다. 영화의 주요 배경이 1960년대 초반이지만 극의 말미에 이르러 10년 뒤 그들의 모습이 나온다는 점에서 제목이 가지는 의미가 한층 강화된다. 결국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한 연인들이, 훗날 자신들의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돌아보는 느낌을 주면서 절절한 회한의 정서를 보탠다. 배경이 된 60년대 홍콩과 상하이 이주자들의 모습은 왕가위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배경인데, 60년대 홍콩에서 유년기를 보낸 왕가위 감독의 경험이 반영된 이미지다.

 

 

2. 스타일

왕가위 스타일의 집대성이라 할 만큼 영화는 스타일리시한 색감과 이미지, 사운드의 향연을 보여준다. 표현법에서 〈화양연화〉는 기존 왕가위 작품과 큰 차이를 보여주는 분기점에 있는 영화다. 〈중경삼림〉이나 〈해피 투게더〉에서 그의 트레이드 마크이던 고속촬영을 자제하고 슬로모션 촬영을 고집하는데 이 때문에 60년대 홍콩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몽환적 이미지가 완성된다.

느린 이미지의 향연을 뒷받침하는 것은 냇 킹 콜의 감미로운 재즈곡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Quizas Quizas Quizas)다. 주제가의 몽환적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몸에 꼭 맞는 화려한 치파오를 입은 장만옥의 고혹적인 이미지는 〈화양연화〉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했다. 치파오를 입은 장만옥의 이미지는 제59회 칸국제영화제의 포스터로 사용되었는데, 이는 ‘여배우’를 주제로 전개해온 칸영화제 포스터 시리즈 중 하나다.

 

 

 

3. 주제

〈화양연화〉의 정조는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미끄러진 사랑, 즉 헤어짐이다. 60년대 도덕적 정서에 기반을 둔 영화의 두 주인공은 비록 자신의 배우자가 외도했어도, 섣불리 가정을 버리는 행동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자신들은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되뇌며 괴로워한다. ‘인생의 가장 행복한 한때’를 뜻하는 영화 제목이 두 남녀에게는 ‘가장 불행한 한때’가 될 수도 있는 역설적인 상황으로 연출되는 이유다.

영화는 수리첸의 남편이나 차우의 부인이 등장하지 않고 배우자의 외도로 쓸쓸하게 남겨진 두 남녀만을 조명한다. 외로움으로 불륜에 빠지고, 그 불륜을 소재로 하지만 두 남녀는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데 상당히 인색하다. 두 남녀의 도덕적 자정의식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가 선사하는 아름다운 이미지로 직결된다. 바로 ‘거리 두기’의 이미지를 선사하는 것이다.

상하이 이주민이 함께 모여 사는 수리첸과 차우의 아파트의 복도는 두 사람이 같이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비좁은데, 두 남녀는 닿을 듯 말 듯 항상 비껴간다. 이같은 구도는 수리첸이 국수를 사러 나가는 홍콩의 가파르고 좁은 계단에서도 고스란히 재연된다. 거리를 걸을 때나 택시에 함께 앉아 있을 때조차 둘은 함께 평행을 이루지 못한 채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함께한다.

이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순간은 이 ‘부도덕한’ 마음의 부채를 떠나보낸 10년 뒤에 찾아온다. 수리첸은 다시 찾은 아파트에서 창밖을 보며 눈물짓고, 차우는 이루지 못한 안타까운 사랑을 앙코르와트 사원의 무수한 구멍 중 하나에 영원히 봉인한다.

 

 

 

〈화양연화〉에서 남녀의 사랑은 압축된다. 진흙탕 같은 불륜의 직접적 이미지는 모두 제거하고 마치 고운체에 걸러내 아름답고 애틋한 정서만을 담아내며, 이 영화를 스토리의 영화가 아닌 이미지의 영화로 기억하게 만든다. 이같은 감독의 의도를 잘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영화 본편이 아닌 DVD에 수록된 〈화양연화〉의 삭제 장면을 통해서다.

영화에는 호텔에서 만난 수리첸과 차우의 섹스 장면이 등장하지 않지만, 삭제된 부분에 수리첸과 차우가 호텔에서 옷을 벗는 장면이 있다.

1972년 두 남녀가 재회하는 장면도 삭제된 부분이다. 실제 영화는 캄보디아에 간 차우가 수리첸이 듣지도 못할 사랑의 언어를 봉인하는 장면으로 끝나며 〈화양연화〉에서 가장 애틋한 장면으로 회자되지만, 삭제 장면에서는 두 남녀가 1972년 캄보디아에서 재회하며 이 정서를 깨뜨린다.

두 남녀의 스타일도 확연히 달라졌다. 치파오를 입지 않은 수수한 모습의 수리첸과 달리 차우는 오히려 더 화려해진다. 기자인 차우는 수수한 양복 차림 대신 70년대 분위기를 반영한 듯 나팔바지와 선글라스로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두 사람의 현실의 상황도 변했다. 차우는 아내와 헤어졌고 싱가포르 가수인 새 연인을 만났으며, 수리첸에겐 아들이 있다.

 

 

 

화양연화 동영상

홍콩의 지역 매일 신문 편집장인 초 모완(양조위 분), 수출회사의 비서로 근무하는 수 리첸(장만옥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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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주요 등장인물

 


차우(양조위) : 홍콩 지역 신문사 기자. 아내의 외도를 알고 결혼 생활을 후회하지만 적극적으로 그녀를 다그치기보다 아픔을 속으로 삭이는 스타일. 수리첸을 사랑하지만 역시 그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고 안타까워한다. 자신이 있는 호텔로 온 수리첸에게 “당신이 올지 몰랐다”고 하는 그는 이 사랑이 실현될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결국 수리첸을 위해 자신이 떠나는 길을 택한다.

수리첸(장만옥) : 무역 회사 비서. 해외 출장이 잦은 남편으로 인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화려한 겉모습에 집착한다. 같은 아파트 사람들은 화려한 치파오 차림의 그녀를 보고 ‘매일 저렇게 차려입고 다니냐’며 쑥덕댈 정도. 직장 사장의 외도를 알면서도 그걸 비난하지 않는다. 비록 남편이 외도를 했지만 차우와의 사랑 앞에서는 “우린 그들과 달라요”라며 도덕적인 선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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